행복한복지사
2016. 11. 1. 16:22
2016. 11. 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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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 조병화
나는 약한 벌레와 같아서 살아가는 미미한 존재이오나
누구에게나 열 수 없는 외로움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저 묵묵히 살아가는 약한 벌레이오나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는 나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아, 그와도 같이
미미한 인생이오나
나는 누구에게도 줄 수 없는 외로움 하나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는 나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 외로울 때 / 이생진
이 세상 모두 섬인 것을
천만이 모여 살아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욕심에서
질투에서
시기에서
폭력에서
멀어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떠있는 섬
이럴 때 천만이 모여 살아도
천만이 모두 혼자인 것을
어찌 물에 솔밭만이 섬이냐
나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 이해인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히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 살아가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 용혜원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날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손, 맨발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 다
제 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없이 사심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 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면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면 생각도 해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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