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의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들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이너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서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어르신들은

한 자씩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시를 읽고 또 읽는 어르신

세월지나 나이가 먹어도

유년의 기억은 새록 새록 가슴에서 피어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고

소학교 때 함께 했던 짝꿍이 생각난다고...

그래서 세월이 지나는 만큼

마음의 텃밭에선 새싹이 돋아난다고

시간이 흐를수록

인생이 이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왜 진작 몰랐을까?

회한에 젖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추억의 영화필름처럼 스치어 지나간다

 

 

 

 

 

 

 

 

 

 

 

 

 

 

 

 

 

 

 

 

 

 

 

 

 

 

 

 

 

 

 

 

 

 

 

 

 

 

 

 

 

 

 

 

 

 

 

 

 

 

 

 

 

 

 

 

 

 

 

 

 

 

 

 

2014

0516

 

20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