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생각 / 정숙영 돌을 이고 있는 양철지붕 삐걱거리는 나무의자 팔순 노파가 말아주는 잔치국수를 즐겨 드셨다. 후루룩! 훌쩍! 룰쩍! 찌그러진 양푼 비어갈 즈음 덥석 한 웅큼 올라오는 사리 노파의 주름진 손톱에 붙어있는 세월의 땟자국이 함께 얹어진다 낮은 천정에 매달린 시래기 바스락 거리다 어머니의 손사래가 되어 가슴에 안긴다 그랬었구나 그랬었구나 아버지 즐겨 드시던 국수 위에
    고명처럼 올라 앉은 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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