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서재]/♠시와 생활
열반의 길[정숙영]
행복한복지사
2012. 10. 10. 01:50
열반의 길 / 정숙영
간밤에 내린 비에
온 몸 젖을세라
부둥켜 안은 채
생을 던저 버렸네
미혹(迷惑)과 집착(執着)을 끊고
일체의 속박에서 해탈(解脫)로
열반에 드신 당신
아직 채 시들지 않은 애욕덩이
저리 쉽게 버리고 갈 수 았을까
뜬 눈으로 숨 거두신 분
두손으로 정성스레 눈 감겨 드렸지만
금세 뜨고마는 한 많은 당신
갈바람에 흩날리는 빗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울음을 삼킨 흔적일까
감지 못한 눈
다물지 못한 입술
하나
둘
셋
와락 달려들어 포개는 입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