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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리운 꽃편지 1 / 김용택

행복한복지사 2011. 3. 1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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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꽃편지 1

 

 김 용 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니다.

 

 

 

 

소식 주셔요.

 

 

 

 

 

- 김용택 시집 [그리운 꽃편지] (문학동네, 1999) / 그림: 이수동 화백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우가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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