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복지사 2018. 9. 27. 17:55



목련

 

박방희

 

 

꽃 지고 열매 지고 잎까지 떨어진 자리

수천 광년 아득한 곳 어느 한 별에서

인연이 와서 닿았네, 망울로 맺힌 꽃눈

 

겨우내 해를 쓸고 별빛을 받아 모아

오롯한 꿈 하나로 삼동을 견뎌 온 날

도톰한 몸매 드러내며 한 소녀 다가오네

 

따스한 숨결마다 봄인가 설레면서

구심과 원심 사이 팽팽한 길항拮抗 속에

빠끔히 문 열고 보는 저 황홀한 개안

 

나날이 부푸는 몸매 안으로 동여매다

어느새 말기 풀어 다소곳한 여인으로

벌 나비 불러들이며 생명의 태를 앉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