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 鄭淑榮
춘풍에 날아온 봄꽃
축제를 여는 밤
비와 바람은 선물로
벚꽃 이불 던져놓고 달아났다
허공에 세운 바지랑대 바람에 걸려 펄럭거린다
유년의 추억 그 위에서 춤 추고
달님, 별님
꽃잎 떨군 목련 나무 한 그루
비틀걸음으로 걸어 나와 함께 어우러진다
어머니 빨간스웨터
멋쟁이로 만든 아버지 중절모
할머니가 그렸던 홑이불 드레스를
꿈으로 만났다.
유(有) 무정(無情) 공간에서
분홍 뾰족구두 신고
그대 만나고 돌아가는 오월의 밤
고향의 봄바람에 찔려 자꾸 눈이 아리다
[2013 시마을문학]